[국제신문]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황성환 후원회장
부산항운병원


“연주자·후원회 힘 합쳐 국악 저변 확대하겠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황성환 후원회장

- 부산제2항운병원 원장
- 시립국악단 공연 접한 후
- 우리음악 매력에 푹 빠져
- 저변 확대에 팔 걷어붙여
- 각계 시민으로 후원회 조직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총칭하는 ‘국악’. 전통의상인 한복과 마찬가지로 잘 아는 것 같지만 모르고, 그렇다고 잘 알려고 하지도 않는 분야이다. 최근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의 후원회장을 맡게 된 황성환 부산제2항운병원(부산 동구 범일동) 원장은 우연히 시립국악관현악단의 공연을 보고 국악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클래식과 달리 쉽게 접할 기회가 없었던 국악 공연을 오십이 훌쩍 넘은 나이에 만나니 교과서에서 배운 케케묵은 옛것이 아니라 흥과 신명을 돋우는 새로운 장르였다.



최근 만난 황 회장은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 학창시절 합창단 대표도 맡고, 대학 때 클래식기타 동아리도 만들어 회장도 했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공부할 기회가 없어 음악적 소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국악도 재미있고, 멋진 공연인 것을 뒤늦게 알았다. 나만 알고 있기엔 아쉬웠고, 앞장서 국악 마니아층을 만들어보자 싶었다”고 말했다. 의사라는 직업이 주는 딱딱한 이미지와 달리 한마디 한마디에 공을 들이며 조곤조곤 풀어냈다.

황 회장은 지난해 가을 우연히 시립국악관현악단의 이정필 지휘자와 페이스북 친구가 된 뒤, 이 단체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막연히 국악이라고 하면 민요나 판소리, 사물놀이 등 정돈되지 않은 상식을 갖고 있었는데 지난해 초대받은 송년음악회를 보고 단박에 모든 고정관념이 깨졌습니다. 궁중·민속·창작음악이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고, 한복패션쇼 태권무 등이 어우러져 흥을 돋우는데, 굉장했습니다. 이후 음악회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종종 직원들도 같이 갑니다.”

급속하게 국악과 친해진 그에게 이 지휘자는 “후원회를 정식으로 재정비하는 데 중심이 되어달라”는 요청을 했다.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에 “국악의 저변을 넓히고 싶다”는 바람까지 더해지면서 덥석 수락했다고. 후원회 규모를 묻자, 황 회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지난 7월 1일 정식으로 발족해 아직 조직을 갖추어 가는 상태다. 초석을 다지면서 조직을 확대하고 각계의 시민을 후원회 회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1984년 창단한 시립국악관현악단은 연간 정기공연 6회, 특별공연 5회를 포함해 찾아가는 예술단 등 70여 차례 공연을 하고 있다. 황 회장은 “공연장에 갈 때마다 놀라는 점은 객석 점유율이 상당히 높다는 거다. 대부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1층이 꽉 찬다. 지금 시립국악관현악단은 지휘자와 함께 기존 국악에 창작적 요소를 덧입혀 흥미로운 시도들을 많이 한다. 연주자와 함께 후원회가 우리 음악의 대중화에 노력한다면 좋은 결실을 볼 것 같다”고 기대했다.황 회장은 인터뷰 일정 잡기가 무척 어려운 소위 ‘잘나가는’ 의사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해 2000년 개원한 그는 불과 넉 달 만에 병원이 환자로 넘쳐 확장 이전을 했고,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한 끝에 대장항문전
문병원인 부산항운병원(동래구 안락동)과 제2항운병원을 설립했다. 최근 5년 연속 대장암적정성
1등급 평가와 함께 대장내시경 수련병원, 1~2주기 의료기관 인증병원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외과의사 생활 30년을 넘기면서 환자들로부터 개원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칭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후배의사를 키우고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역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이제는 가치 활동의 영역을 넓혀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후원회 활동도 이러한
가치 활동의 일환입니다. 물론 어려운 이웃에 대한 무료진료와 봉사활동도 이어가야지요.” ‘남의
뒤를 잘 봐주는’ 황 회장이 그 누구보다 후원회의 뒤를 탄탄히 봐 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